
챗GPT 한번 써 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듣는데, 막상 화면을 열어 놓으면 무슨 말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 그냥 닫아 본 적 있으실 겁니다. 저도 처음에는 검색창에 하듯 단어만 툭 던져 놓고 답이 시원찮다며 덮었습니다.
그런데 몇 달 쓰다 보니 결과 차이는 대부분 질문을 어떻게 적었느냐에서 갈리더군요. 오늘은 처음 쓰는 분이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순서와, 편하다고 무심코 넣었다가 나중에 곤란해지는 정보까지 같이 정리했습니다.
무료로 어디까지 되는지부터 봅니다
돈부터 내고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. 계정을 만들면 무료로도 쓸 수 있고, 대화를 주고받는 기본 기능은 무료에서도 대부분 됩니다.
무료와 유료의 차이는 보통 두 군데에서 납니다. 하나는 일정 시간 안에 쓸 수 있는 양이고, 다른 하나는 쓸 수 있는 기능 범위입니다. 파일을 올려서 읽히거나 이미지를 만드는 쪽은 유료에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.
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면 손해가 없습니다. 먼저 무료로 2~3주 써 보고, 여기서 막히는구나 싶은 지점이 실제로 생겼을 때 그때 결제를 생각하는 겁니다. 요금제 구성과 이름은 자주 바뀌니, 결제 전에는 반드시 공식 사이트나 공식 앱 안에서 지금 조건을 직접 보시고요.
질문에는 네 가지를 같이 넣습니다
가장 흔한 실수가 검색어처럼 적는 겁니다. 부산 여행 계획이라고만 쓰면 남 얘기 같은 일반론이 돌아옵니다. 질문에 아래 네 가지를 넣어 보세요. 답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.
- ◦ 역할 — 누구처럼 대답해 달라고 정해 줍니다. 여행 일정 짜는 사람처럼, 면접관 입장에서 같은 식입니다
- ◦ 상황과 조건 — 인원, 날짜, 예산, 못 하는 것. 조건이 많을수록 답이 구체적으로 좁혀집니다
- ◦ 원하는 형식 — 표로, 다섯 줄로, 시간표 형태로, 존댓말로. 형식을 안 정해 주면 길게 늘어놓습니다
- ◦ 예시 —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형태를 하나 붙여 주면 그 결을 따라옵니다
예를 들어 여행 계획 짜 줘 대신 이렇게 적습니다. 어른 두 명이 2박 3일로 부산에 갑니다. 차는 없고 대중교통만 씁니다. 많이 걷는 건 힘들어하고 회를 좋아합니다. 하루에 세 곳 이하로 잡아서 시간표 형태로 만들어 주세요. 같은 도구인데 결과물이 아예 달라집니다.
그리고 한 번에 완성될 거라고 기대하지 마세요. 답이 오면 둘째 날만 다시 짜 주세요, 더 짧게 줄여 주세요, 말투를 조금 더 정중하게 하는 식으로 이어서 고쳐 나가는 게 원래 쓰는 방식입니다. 첫 답은 초안이라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합니다.
그럴듯해도 틀린 답이 섞입니다
이 부분은 꼭 알고 쓰셔야 합니다. 아주 자신 있는 말투로 답하는데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. 없는 법 조문, 없는 책 제목, 살짝 어긋난 숫자가 자연스러운 문장 사이에 섞여 나옵니다.
그래서 아래 항목은 답을 그대로 믿지 말고 원문을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.
- ◦ 금액, 요율, 기한 같은 숫자
- ◦ 법 조문과 각종 규정, 신청 자격
- ◦ 특정 사람이나 회사에 대한 사실 관계
- ◦ 인용문과 출처, 통계 수치
- ◦ 약이나 증상에 대한 의료 정보
요령이 하나 있습니다. 답을 받은 뒤에 이 내용의 근거가 되는 곳을 알려 주세요라고 한 번 더 물어보는 겁니다. 그다음 그 근거를 제가 직접 열어서 맞는지 봅니다. 관공서 안내 페이지나 공식 약관이 나오면 그게 최종 기준이고, 도구가 한 말은 요약본일 뿐입니다.
대화창에 넣지 말아야 할 것

편하다 보니 자료를 통째로 붙여 넣게 됩니다. 그런데 한번 보낸 내용은 이미 내 손을 떠난 상태입니다. 아래는 넣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.
- ◦ 주민등록번호 — 신분증 사진을 올리면 번호도 같이 올라갑니다
- ◦ 계좌와 카드 번호 — 결제 내역 화면 캡처도 마찬가지입니다
- ◦ 회사 내부 자료 — 계약서, 고객 명단, 공개 전 자료가 대표적입니다
- ◦ 남의 개인정보 — 가족이나 지인의 연락처, 주소, 대화 캡처도 남의 정보입니다
- ◦ 아이디와 비밀번호 — 어떤 이유로도 입력할 일이 없습니다
회사 자료는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. 요즘은 사내 규정으로 외부 도구 사용 범위를 따로 정해 둔 곳이 많습니다. 개인적으로 편하자고 넣었다가 규정 위반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. 쓰기 전에 회사 규정부터 한 번 보세요.
설정도 한 번 열어 보시면 좋습니다. 대화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학습에 쓰이지 않도록 하는 항목을 두고 있습니다. 메뉴 이름과 위치는 바뀌니 설정 화면을 직접 훑어보시는 게 빠릅니다. 계정 비밀번호를 다른 곳과 다르게 쓰고 이중 인증을 걸어 두는 것도 같이 해 두시고요. 계정이 열리면 그동안 나눈 대화가 전부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습니다.
사진과 파일을 올릴 때 한 번 더 봅니다
사진을 올려서 읽히는 기능은 편합니다. 다만 사진 파일 안에는 찍은 시간이나 위치 정보가 같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. 무엇을 담아 올리는지 한 번 더 보시는 게 좋습니다.
- ◦ 화면 캡처는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올립니다. 통째로 찍으면 옆에 이름, 전화번호, 다른 대화가 같이 찍힙니다
- ◦ 문서는 이름과 연락처 부분을 지우고 올려도 원하는 답을 받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
- ◦ 아이 사진이나 집 주변이 나오는 사진은 굳이 올릴 이유가 없습니다
- ◦ 올린 파일이 대화 기록에 계속 남는지도 설정에서 확인해 둡니다
대화를 나눠 쓰면 답이 정확해집니다
한 대화창에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다 하면 앞의 내용에 끌려가서 엉뚱한 답이 나옵니다. 주제 하나에 대화 하나로 나누는 게 좋습니다.
대화가 너무 길어졌다 싶으면 새 대화를 열고, 지금까지 정리된 내용만 요약해서 붙여 넣고 이어 가면 됩니다. 자주 쓰는 질문 틀이 생기면 메모장에 저장해 두었다가 상황만 바꿔서 다시 쓰시고요. 저는 메일 다듬는 틀 하나를 저장해 두고 계속 씁니다.
이런 일에 특히 쓸모 있었습니다
- ◦ 긴 글이나 약관을 요약하고 핵심만 표로 정리하기
- ◦ 메일과 문자 말투 다듬기, 거절하는 문장 부드럽게 고치기
- ◦ 번역한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보고 대안 표현 받기
- ◦ 엑셀 함수와 수식을 무엇으로 짜야 하는지 물어보기
- ◦ 아이에게 설명할 때 쉬운 비유로 바꿔 달라고 하기
- ◦ 이사나 여행 같은 일 앞두고 빠진 항목 없는지 목록 만들기
반대로 마지막 판단까지 맡기지는 마세요. 계약을 할지 말지, 병원에 갈지 말지 같은 결정은 사람이 합니다. 도구는 생각할 재료를 빨리 모아 주는 쪽에 쓰는 게 맞습니다.
사칭 앱과 결제 유도는 조심하세요
이름값이 커지면 그 이름을 흉내 낸 것들이 따라붙습니다. 아래 네 가지만 지켜도 대부분 걸러집니다.
- ◦ 앱 마켓에서는 개발사 표기를 봅니다. 이름이 비슷한데 개발사가 다르면 다른 앱입니다
- ◦ 문자나 메신저 링크로 뜬 로그인 화면에는 계정 정보를 넣지 않습니다. 항상 공식 앱이나 직접 친 주소로 들어갑니다
- ◦ 무료 이용권을 준다며 카드 정보를 요구하면 그 자리에서 그만둡니다
- ◦ 결제한 뒤에는 자동 결제 여부와 다음 결제 예정일을 확인해 둡니다
시작하기 전 체크리스트
- ◦ 무료로 먼저 써 보고, 막히는 지점이 생겼을 때 결제를 생각합니다
- ◦ 질문에는 역할, 조건, 원하는 형식, 예시를 같이 넣습니다
- ◦ 첫 답은 초안으로 보고 이어서 고쳐 나갑니다
- ◦ 숫자와 규정, 사실 관계는 원문으로 다시 확인합니다
- ◦ 주민번호, 계좌, 비밀번호, 남의 개인정보는 넣지 않습니다
- ◦ 캡처는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올립니다
- ◦ 회사 자료는 사내 규정을 먼저 봅니다
- ◦ 주제별로 대화를 나누고, 길어지면 새로 시작합니다
- ◦ 결제와 로그인은 공식 통로에서만 합니다
처음에는 대단한 걸 시키려 하지 마시고, 오늘 쓴 메일 한 통 다듬기부터 해 보세요. 그 정도만 해도 감이 잡힙니다. 그다음부터는 질문을 조금씩 구체적으로 적게 되고, 그러면 답도 따라옵니다.
정리하면 두 가지입니다. 질문은 구체적으로, 답은 원문으로 확인. 여기에 개인정보만 넣지 않으시면 크게 실수할 일은 없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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